12 알츠하이머병은 예방할 수 있나요?

지금까지 살펴본 이야기가 조금은 무겁게 느껴지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진단과 치료, 조기 발견 이야기가 이어졌으니까요. 하지만 이번 편의 질문은 조금 다릅니다. 애초에 알츠하이머병에 걸릴 위험 자체를 낮출 수는 없을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완전한 예방은 어렵지만 '위험을 낮추는 관리'는 분명 가능합니다.

먼저 정확히 짚어야 할 것: '예방'이 아니라 '위험 감소'입니다

이번 편을 시작하기 전에 용어를 정확히 해두겠습니다. 지금부터 소개할 요인들을 관리한다고 해서 알츠하이머병에 걸리지 않는다고 보장할 수는 없습니다. 04편에서 살펴본 것처럼 이 병은 유전적 요인을 포함해 여러 원인이 복잡하게 얽혀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여러 대규모 연구들은, 특정 생활 요인들을 관리했을 때 병에 걸릴 '위험도'가 통계적으로 낮아진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번 편에서 다루는 것은 '확실한 예방법'이 아니라 '위험을 낮추는 것으로 알려진 관리 요인들'이라는 점을 기억하며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치매 위험의 45%는 '조절 가능한' 요인과 관련이 있습니다

2024년 세계적인 의학저널 《랜싯(The Lancet)》의 치매 위원회가 발표한 보고서는 전 세계 치매 연구자들 사이에서 가장 자주 인용되는 자료 중 하나입니다. 이 보고서는 생애 전반에 걸쳐 조절 가능한 14가지 위험요인을 관리하면, 전 세계 치매 사례의 약 45%를 예방하거나 발병 시점을 늦출 수 있다고 추정했습니다. 뒤집어 말하면, 나머지 55%는 현재까지 알려진 조절 가능 요인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이 14가지 요인은 생애 초기, 중년기, 노년기에 걸쳐 폭넓게 분포되어 있습니다.

[그림 1] 생애주기별 조절 가능한 치매 위험요인 14가지
[그림 1] 생애주기별 조절 가능한 치매 위험요인 14가지 출처: Livingston G et al., "Dementia prevention, intervention, and care: 2024 report of the Lancet Standing Commission," The Lancet, 2024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이 중 상당수가 우리가 익숙하게 알고 있는 '전신 건강 관리'와 겹친다는 점입니다. 뇌 건강은 뇌만 따로 관리해서 지켜지는 것이 아니라, 심장, 혈관, 대사, 정신건강, 사회적 관계까지 몸 전체를 아우르는 관리에서 비롯된다는 것이 최근 연구들이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메시지입니다.

생각보다 크게 기여하는 의외의 요인들

개별 요인 중에서는 청력 저하와 높은 LDL(나쁜) 콜레스테롤이 각각 약 7%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 뒤를 낮은 교육 수준과 사회적 고립이 각각 약 5%로 잇고, 2024년 보고서에서 새롭게 추가된 시력 저하(미교정)도 약 2%를 차지합니다. 이 수치들은 서로 겹치는 부분이 있어 단순히 더하는 것은 아니지만, '뇌와 직접 관련 없어 보이는' 요인들이 생각보다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은 주목할 만합니다.

[그림 2] 치매 위험 기여도가 큰 조절 가능 요인(예시)
[그림 2] 치매 위험 기여도가 큰 조절 가능 요인(예시) 출처: Livingston G et al., The Lancet, 2024

예를 들어 청력이 나빠지면 뇌가 소리를 해석하는 데 더 많은 자원을 쓰게 되면서 다른 인지 활동에 쓸 여력이 줄어들고, 사회적 소통이 줄어들면서 자연스럽게 사회적 고립으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고혈압, 당뇨, 흡연, 음주, 우울증 같은 요인들 역시 혈관 건강이나 뇌의 염증 반응을 통해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런 이유로 전문가들은 나이가 들면서 청력과 시력이 나빠졌다면 방치하지 말고 보청기나 안경 등으로 적극적으로 교정할 것을, 그리고 혈압·혈당·콜레스테롤 수치를 정기적으로 확인하고 관리할 것을 권장합니다.

특별한 한 가지 비법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11편에서 살펴본 FINGER 연구가 보여준 것처럼, 여러 위험요인을 '함께' 관리할 때 그 효과는 더 크게 나타납니다.

'위험을 낮춘다'는 것의 현실적인 의미

여기서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은 것은, 이 요인들을 아무리 잘 관리해도 알츠하이머병을 100% 피할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는 사실입니다. 반대로 이 요인들을 전혀 관리하지 못했다고 해서 반드시 병에 걸리는 것도 아닙니다. 다만 여러 대규모 연구가 일관되게 보여주는 것은, 이런 요인들을 잘 관리한 집단에서 치매 발생률이나 발병 시점이 통계적으로 더 낮거나 늦었다는 사실입니다. '완치'나 '예방'이라는 확답을 드릴 수는 없지만, '관리를 통해 위험을 낮출 수 있는 여지가 분명히 있다'는 것은 여러 근거가 뒷받침하는 사실입니다.

다음 편에서는 이렇게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되는 습관들을 MOVE(운동), SLEEP(수면), EAT(식습관), CONNECT(사회적 관계), CHALLENGE(뇌 자극 활동), CHECK(건강·인지상태 확인)라는 여섯 가지 키워드로 정리해, 오늘부터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들을 소개하겠습니다.

위험을 낮추는 관리의 첫걸음은, 지금 내 상태를 아는 것입니다. 유셀첵으로 나의 인지기능 상태를 확인해보세요.

참고 및 출처

  • Livingston G et al., "Dementia prevention, intervention, and care: 2024 report of the Lancet Standing Commission," The Lancet, 2024
  • Alzheimer Europe, "2024 Lancet Commission underscores the potential for dementia risk reduction, identifying 14 modifiable risk factors across the life course"
  • Ngandu T et al., "A 2 year multidomain intervention...(FINGER)," The Lancet, 2015
  • World Health Organization, "Risk reduction of cognitive decline and dementia: WHO guidelines," 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