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반복 노출, 서로 다른 두 결말 — 면역관용과 면역복합체 염증
매일 먹는 음식인데, 왜 어떤 사람의 몸은 적응하고 어떤 사람의 몸은 반응할까?
몸이 익숙해지는 경우 — 면역관용
음식 특이 IgG 수치가 높다고 해서 그 음식이 무조건 해롭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이는 반복적인 음식 섭취와 노출의 자연스러운 결과일 수 있으며, 그 임상적 의미에 대해서는 학계에서도 여전히 논쟁이 있습니다.
특정 음식을 반복해서 먹으면, 몸은 대개 그 음식에 익숙해지는 쪽으로 반응합니다. 조절 T세포가 활성화되며 항염증 물질(IL-10 등)을 분비하고, 이는 B세포가 IgG4라는 항체를 주로 만들도록 유도합니다. 즉, IgG4는 몸이 그 음식에 대해 익숙해졌다는 신호일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IgG4는 좀 특별한 항체입니다. 구조적으로 큰 면역복합체를 잘 만들지 않고, 보 체계를 활성화하는 부위도 없습니다. 오히려 IgE가 비만세포와 결합하는 것을 경쟁적으로 막아주는 차단 항체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그 결과 염증 없이 그 음식과 평화롭게 공존하게 됩니다.
IgG 양성은 질병이 아니라 노출 이력일 수 있습니다
특정 음식에 대한 IgG 검사에서 양성이 나왔다는 것은, 그 음식을 자주 먹어왔다는 노출 역사의 흔적일 수 있습니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반복 노출은 몸을 익숙하게 만드는 면역관용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고, 이때 만들어지는 IgG4 항체는 그 자체로 염증이나 조직 손상을 일으키지 않습니다.
다시 말해, 증상이 없는 IgG 양성은 오히려 내 몸이 이 음식에 잘 적응했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국제 학회에서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이런 이유로 국제 알레르기 학회들은 식품 특이 IgG(IgG4 포함) 검사를 음식 알레르기나 불내증의 진단 도구로 사용하는 데 신중하거나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왔습니다. 유럽 알레르기 임상 면역학회(EAACI) 특별위원회는 식품에 대한 IgG4 검사를 진단 도구로 권장하지 않는다는 보고서를 발표했고, 미국알레르기천식면역학회(AAAAI)도 이 입장을 공식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즉, 증상이 동반되지 않는 IgG 양성 반응만으로 특정 음식을 무분별하게 제한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 학회들의 공통된 견해입니다.
그렇다면 음식물 과민증 검사의 결과는 아무 의미가 없는 걸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다만 검사 결과를 바라보는 관점이 중요합니다. 검사 결과는 무조건 끊어야 하는 음식 리스트가 아니라, 평소 식습관과 음식 섭취 빈도, 반복되는 증상과 함께 살펴봐야 할 추가적인 식생활 정보로 받아들이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많은 소비자들이 이런 검사에 계속 관심을 두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반복되는 불편함의 원인을 찾기 어렵고, 기존 검사에서 명확한 답을 얻지 못한 경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런 궁금증에 답하기 위해서라도, 검사 결과를 어떻게 해석하고 활용할지에 대한 균형 잡힌 시각이 꼭 필요합니다.
그렇다면, 양성이면서 증상도 있을 때는?
이야기가 달라지는 지점은 여기입니다. IgG가 양성이면서 동시에 복부팽만, 만성피로, 브레인포그처럼 반복되는 불편함이 함께 있다면, 그건 앞서 살펴본 면역복합체 경로(제3형 과민반응)가 관여하고 있을 가능성도 함께 고려해 볼 수 있는 신호입니다.
미처 제거되지 못하고 쌓이는 경우 — 면역복합체 염증
장 누수 (Leaky Gut) 처럼 미처 소화되지 않은 단백질이나 음식물 항원이 혈류로 과도하게 유입되거나, 항원을 제거하는 몸의 기능이 떨어지면 다른 경로로 흘러갈 수 있습니다. 이번에는 IgG1, IgG3 같은 항체가 항원과 결합해 그물망 형태의 면역복합체를 만듭니다.
이 복합체가 혈관 벽이나 장관 조직에 쌓이면 보 체계가 활성화되고, 그 부산물(C3a, C5a)이 호중구를 끌어들여 조직에 만성적인 염증을 일으킵니다. 같은 반복 노출에서 출발했지만 완전히 다른 결말로 이어지는 셈입니다.
같은 음식, 다른 결말 — 그 차이는 아직 활발히 연구되는 영역입니다
왜 어떤 사람의 몸은 면역관용으로, 어떤 사람의 몸은 면역복합체 염증으로 이어지는지는 장 건강 상태, 면역 기능, 유전적 소인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아직 모든 것이 명확히 밝혀진 영역은 아니며, 개인차가 크다는 점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시험관 항원-항체 검사에서 어떤 항원이 반응하는지에 대해 확인하고 내 몸의 항원에 대한 반응성과 증상을 비교해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핵심은 IgG 수치 그 자체가 아니라 수치 + 실제 증상을 함께 놓고 보는 것입니다.
참고 자료
- Akdis, C. A., & Akdis, M. (2014). Mechanisms of allergen-specific immunotherapy. Journal of Allergy and Clinical Immunology, 133(3), 621-631.
- Vidarsson, G., Dekkers, G., & Rispens, T. (2014). IgG subclasses and allotypes: from structure to effector functions. Frontiers in Immunology, 5, 520.
- Fasano, A. (2012). Leaky gut and autoimmune diseases. Clinical Reviews in Allergy & Immunology, 42(1), 71-78.
- Stapel, S. O., Asero, R., Ballmer-Weber, B. K., et al. (2008). Testing for IgG4 against foods is not recommended as a diagnostic tool: EAACI Task Force Report. Allergy, 63(7), 793-796.
- Atkinson, F. S., Aigner, A., & Böhn, L. (2018). A food-specific IgG-guided elimination diet improves symptoms in patients with irritable bowel syndrome. BMC Gastroenterology, 18(1), 12.